(白山 허정영) 2023. 4. 25. 17:06


갓바위 / 白山허정영 세월이 익어 각을 잃어버린 돌부리 默想(묵상)하며 처연해진 바람 계곡 휘어 감고 돌계단 오르며 숨이 찬 산허리 안고 헉헉거리는 無想無念(무상무념)의 발걸음 휴 하며 토해내는 설익은 삶이 오르고 오른다 땀내 나는 불심이 잿빛으로 물들고 향 짙어가는 끝자리에 옹기종기 모인 중생들의 진실함이 촛불 타고 흘러내리는 뜨거움이 굳은 체로 합장하는 선한 진실함이 한 곳으로 향하는 평온한 産室(산실)이여 하늘 맞닿은 비워낸 하얗게 태워진 삶이여 소망하나 품고 계단마다 불심으로 디딘 평온함이여 마음 깊은 곳에 世俗(세속) 벗은 목탁 두드리는 관세음보살 하루가 중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