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白山 허정영
가버린 세월이
하루를 아리게
훑어 내리고
이게 아니다 싶어
곧추세운 시간이
코 끝 찡하게
적셔오는 외마디
홀로 삼키며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붉은 하루에
두 손 모은
또 무엇을 바라는지
작아지는
아주 작은 바램을
중얼거린다
내 삶의 진실은
어떤 거고
어디로 흘러가는
세월 따로
마음 따로
쌍곡선의 깃발은
부는 바람 따라
팔랑개비가 된다
누가
내 삶을 살아주고
내 삶을 단죄하겠는가
누가
강물처럼
흘러갈 뿐이고
산천을 굽이
칠 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