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실님영상담은글

비를 맞으며

(白山 허정영) 2025. 4. 6. 08:35

비를 맞으며 / 白山허정영


부딪힘도 없는 공허함에
그리움이 축축이 젖어들고서야
홀로 거니는 메말라진
허기진 숨소리 침을 삼킨다

가려진 빗소리에 숨긴 속살이
홀로 거니는 눈물 위에는
벚꽃 우수수 떨어지는 허무함에
습관이 된 듯한 침묵이 흐른다

수없이 쏟아내는 변이 된 언어들
부딪혀야 소리가 나는 필연의 그늘에
그리움 마디마다 알 수 없는 투덜거림이
비워둔 만남이 그냥 받아들이는

그리움 뒤란에 조붓한 마음 하나
아슴푸레 자차분하게 적셔지는
얼비치는 그림자 우두커니 서서
일각이 여삼추 같이 비에 젖은 사랑

홀로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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