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哀傷}
白山 허정영
굽이치는 영혼
넋 잃은 삶을 휘감는 적막함
산자락을 쓸어버리는 구름
하얀 겉옷 걸치고
무당의 춤사위처럼
세월은 얼룩진 삶의 혼을 빼앗고
무사의 날카로운 칼날을
가슴에 내민다
슬픔을 낳은 사랑의 흔적
아파도
아파도
혼자 간직한 체
무심한 세월에 돌팔매라도
하나 던지면 세월은 바라나 볼까
어루만져 줄
따뜻한 손길도 없겠는가
눈물도 메말라버린 하소연
메아리 되어
더 시리게 하는 슬픔
나목은 속으로 울뿐
세월을 견뎌야 하는 애절함 속에
외로운 새 한 마리
먼 산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