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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白山 허정영 잠에 취한 가로등 부스스 눈을 뜨고 구름에 쌓인 해가 그림자도 없이 갈 길 마저 잃었네 발자죽 소리 없는 기다림이 묵음 되어 내리고 주저앉은 하루가 바람마저 깔고 앉았네 겨울 해가 발갛게 동쪽에서 뜨고 동쪽으로 저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