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白山 허정영
지우는 어리석음이
또 하나를 그리고
잊히지 않는
모진 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세월을 호비판다
눈 뜨는 시간마다
주렁주렁 엮여있는
묵음 된 외마디
갈 길 잃고
토라져 앉았네
오늘 같은 어제가
어제 같은 오늘이
서로를 혼돈하는
삶의 진흙탕 속에 눈 비비며
길 없는 길에
이정표를 그린다
가야만 하는
갈 수밖에 없는
흘러만 가는
텅 빈 허공에
무심코 던져버린 하루가
붉게 떠오르는 이 순간이
늘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무엇을 해야 하나
삶은
늘 망설이다
세월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