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픈날

나팔꽃

(白山 허정영) 2020. 3. 17. 06:33

나팔꽃  /  白山  허정영
어둠을 사르는
그리움이
가느다래진
인연 줄을 잡고
기어오른다
이승의 마지막인 듯한
꼬깃꼬깃 접은
사랑의 증표
멍든 속내
담벼락에 얼룩지우며
옹근 마음의 심지
이슬에 젖어
차가워진 더듬이
님 향기 움켜쥐고
밤을 피우는
이승과 저승 벽을
두드리는 
어둠의 엘레지
밤새워 
나팔을 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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