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 白山허정영
세월이 익어
각을 잃어버린 돌부리 默想(묵상)하며
처연해진 바람 계곡 휘어 감고
돌계단 오르며 숨이 찬 산허리 안고
헉헉거리는 無想無念(무상무념)의 발걸음
휴 하며 토해내는
설익은 삶이 오르고 오른다
땀내 나는 불심이 잿빛으로 물들고
향 짙어가는 끝자리에
옹기종기 모인 중생들의 진실함이
촛불 타고 흘러내리는
뜨거움이 굳은 체로
합장하는 선한 진실함이
한 곳으로 향하는
평온한 産室(산실)이여
하늘 맞닿은 비워낸
하얗게 태워진 삶이여
소망하나 품고
계단마다 불심으로 디딘 평온함이여
마음 깊은 곳에
世俗(세속) 벗은 목탁 두드리는
관세음보살
하루가 중얼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