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은 피었습니다

꽃 / 白山 허정영 열정 하나로 긴긴 기다림으로 쏟은 사랑 한 올 한 올 엮은 그리움의 실핏줄 피우지 못한 애틋함으로 얼룩얼룩해진 신열로 핀 붉은 열병 그리움의 언덕에 다소곳이 피었네 어느 아낙의 한이 피었네

순간 순간마다 / 白山 허정영 어쩔 수 없이 흐르는 순간 바라보는 순간도 잠시 흘러만 가고 순간 순간마다 울컥해지는 마음 사랑인지 미움인지 한 순간은 사랑이고 한 순간은 이별이다 겨울 바람도 이순간이 지나면 봄 바람되려나 이순간이 지나고 또 다른 순간을 기다린다

그리움이 밀물지는 밤 / 白山 허정영 한 올한 올기다림의 바늘로 촘촘히 꿰맨 그리움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사랑의 그림자 밀물지는어둠에도 꽃은 피어달빛도별빛도짝을 찾아 꽃잎에 내려앉건만이슬 마신 눅눅해진 어둠달빛 머금은 부엉이 목젖에 삼켜지지 않는밤의 엘레지 "> 그리움이 밀물지는 밤 / 白山 허정영 한 올 한 올 기다림의 바늘로 촘촘히 꿰맨 그리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사랑의 그림자 밀물지는 어둠에도 꽃은 피어 달빛도 별빛도 짝을 찾아 꽃잎에 내려앉건만 이슬 마신 눅눅해진 어둠 달빛 머금은 부엉이 목젖에 삼켜지지 않는 밤의 엘레지 ..

봄을 마신 듯 / 白山 허정영 嚴冬속 기다림이 소곤거리는 수줍음이 살짝 고개 쳐든 그리움으로 피운 불그스름한 두 손 모은 혈류 꽃대따라 흘러 봄을 마신 듯 콩닥거리는 꽃잎 작은 심장소리 붉기도 하여라

여명 / 白山 허정영 어둠을 밝힌 고통 저토록 붉으니 쉼 쉬는 이삭마다 뿌연 어둠 내뱉고 등대를 삼킨 파도 혓바닥이 붉다 끝나지 않은 어둠의 열병 저 붉은 열정 뉘가 저문다 하리오

人生 / 白山 허정영 저물지 못한 햇살의 넋두리 서산을 붉게 물들이고 익은 듯 가슴앓이하는 청춘의 세포들 아우성치는 순간의 煩悶이 붉게 타 재가 되는 흐르는 물소리 고요하게 흘러도 이끼 덮인 돌부리 마를 날이 없구나

하얀 추억 / 白山 허정영 오롯이 한줄기 빛으로 雪原이 토해내는 은빛 그리움 휘지 않는 바람 타고 추억의 봉우리마다 하얗게 쌓고 쌓는 몽우리진 가슴 언제인가 싶은 그날들의 세포들이 기억하는 길 따라 하얗게 뿌려지고 있다

세상은 / 白山 허정영 세상은 쉼 없이 흘러간다 외롭다 느끼는 순간도 고개 쳐든 몸부림도 모두 안고 흔적을 남긴다 작은 마음이 합쳐져 큰 울타리를 만들고 그 울타리 속에 행복도 그리곤 한다 어이 작은 마음을 무시할쏘냐 이렇게 소중한 것을 세상의 눈은 모두를 바라보며 흘러갈 것이다 껴안은 사랑이라면 작은 마음은 진실을 줄 것이요 나만 존재하는 세상은 암흑 천지일 것 이외다 과욕이 넘실거리면 삶을 파괴하고 삶을 진흙탕 속으로 빠져든다 강물은 흐르는 길로 흐른다

노을 / 白山 허정영 하루는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서산을 베고 누워 달궈진 삶을 식히고 있는가 끝이 없는 듯 긴 그림자 드리우고 땅거미 개미허리에 눌러앉아 종종걸음에 족쇄 채우고 갈 길 바쁜 하루는 마음만 벌겋게 타들어 가고 있다

비의 연가 / 白山 허정영 그리움의 처마에 몽실몽실 맺혔네 가버린 날을 잊을 수 없어서 뒤돌아 보는 눈물따라 흐르다만 외마디가 숙명의 여로에 가사 없는 노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