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푸념 / 白山허정영
어둠 휘갈겨 쓴
이름 모를 감아버린
운명의 외톨이 인양
밤새 독백하는 흘려버리는
세월의 낱알들
가는 건지
오는 건지
감긴 어둠의 길섶에
툭툭 던지는 무심의 파고에
싸늘하게 적셔지는
此乘(이승)의 주절거림이
토해내는 너덜 해진 흑백의 혼란 속에
시간 잃은 그림자들
넋 잃은 분노인가
숨 쉬는 고샅길에
발걸음 멈춰 선
돌아갈 수 없는 행진의 고통인가
내리다 머뭇거리는 가을비
행여나 잘못 온 건지
주저하는 가을은
어둠에 실려 숨어 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