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白山허정영
잃어버린 길목에
지워진 발자국 따라
처처마다 조붓해진 기다림이
상앗대 가로질러 하릴없이
묵힌 세월 끌어안고
반주 없는 음표마다
여릿해진 발걸음 머흘하다
세월 안은 숨비소리
잎새마다 틔우는
젖어있는 길 따라
어느 날인가
눈설레 거둔 차가운 우듬지
눈물 고여 뚝뚝 사운대는
허공에 떠난 님 찾다가
그리움에 터져버린 속내
세월 익어 도사리 하는
필연의 길 따라
묵고 묵은 그리움 더께
하염없이 내뱉는
쉼 없이 이어가는 고백 밤 새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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