憐憫 / 白山허정영
추적이는 곱절의 시간 흐름이
뒤돌아 볼 새도 없이
쌓여만 가는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
마음속 진실은 망설임 없이 고개 숙이고
뜨겁게 숨 쉰 까칠해진
울다 지친 하얗게 비워낸
혼자만의 허락 앞에 세월은 가던 길 멈추고
칭얼거리는 그림자 서럽더라
수 없는 박음질에도 파도는 밀려와
아물지 않는 하얗게 부서지는
지워지지 않는 그늘 속 언어는
그림자 따라 하얗게 실선 긋는다
곰삭은 마음속 세월마다 꽃이 피고
긴 터널 속에 만져지는 그 무엇도
향기 가득하게 시들어버리는
순간의 순간이 먼 산에 아지랑이 되어
나를 부른다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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