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게 / 白山허정영
아물지 않는 초침의 외침이
어둠의 물결 잃은 고요함에
혼자만 느껴야 하는
되돌이표를 잃어버린 공허함에
선을 두른 억압된 지워진 그림자
외길로 와버린 그리움 자락에
눈물도 없는 흑백의 뒤바뀜만
주마등처럼 가버린 청춘의 비애
낮달이 되어 숨은 듯 홀로 걷는
창문틈으로 아무렇게나 스치는 바람처럼
흔적 없는 아니 흔적 지워진 과거 없는 오늘
누구의 잘못도 없는 움켜쥔 세월
의미 잃은 달력만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고
주름살 없는 허상만 내 마음 인양
눈 감으면 훤히 보이는
이정표 없는 외길에 혼자만 걷는
꿈인 듯 생신 듯 멍하니
세월 속살에 묻혀
이성 잃은 하루하루
초점 없는 넋두리만
하늘 베고 누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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