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갈증
白山 허정영
하늘의 뜻이었을까
겨울 여신의 심술이었을까
봄은 닫힌 문을 서서히 열다
차가운 바람이 찾아와
움츠린 삶의 길목
동장군의 발길질에
삶을 놔버린 허탈한 하루
겨우내
깊이 숨겼던 그리움
파랗게 피려는 생명의 눈
여인의 가슴에 전하고픈 마음
봄은 왔노라
여인 너를 찾노라
싸늘해진 편지 한 장
전할 길 없이
누운 어둠 속에 떨고만 있다
고드름 주렁주렁
대문을 가로막는
겨울 여신의 험상궂은 얼굴
겁에 질려버린 봄
목만 타는 겨울 속의 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