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그리고세월
황혼 / 白山허정영 수평을 잃어버린 숨소리 수직을 잃어버린 굽은 세월이 터실해진 높이와 넓이네 널브러진 그림자 그냥 바라만 본다 익지도 못한 시간들이 다 익은 양 바라보는 시선들이 석양을 더 붉게 지워내고 언제인지 모를 꺼져가는 불빛이 가는 바람에도 휘청거린다 훠이훠이 엉켜진 침묵이 아무 일 없는 듯 목젖 아래 거칠게 현실을 거부한다 흐르는 물결도 가는 걸 잃어버려 그냥 그 자리에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