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정 / 白山허정영 산맥 따라 흐르는 늙은 햇살 겹겹이 쌓은 그림자 강물 위에 누워 너스레를 떨고 젖은 채로 가을바람 너울대는 요요한 날갯짓 호랑나비 얼룩진 구애 포개진 꽃잎에 묻힌 향기 승천할 제 허공만 바라보는 그리움 홀씨도 털어버린 야윈 발걸음 바람 따라 에움길 돌고 돌아 님 찾아 나선다 허수아비 빈 가슴 바람에 펄럭이고 얼룩진 속앓이 너볏하게 표현하는 바람 따라 낙엽 붉게 사운대는 불어오는 바람도 사랑가인 듯 품 안에 새긴 그리움도 바스락거리는 그래도 입술 발갛게 칠한 가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