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9

가을 서정

가을 서정 / 白山허정영 산맥 따라 흐르는 늙은 햇살 겹겹이 쌓은 그림자 강물 위에 누워 너스레를 떨고 젖은 채로 가을바람 너울대는 요요한 날갯짓 호랑나비 얼룩진 구애 포개진 꽃잎에 묻힌 향기 승천할 제 허공만 바라보는 그리움 홀씨도 털어버린 야윈 발걸음 바람 따라 에움길 돌고 돌아 님 찾아 나선다 허수아비 빈 가슴 바람에 펄럭이고 얼룩진 속앓이 너볏하게 표현하는 바람 따라 낙엽 붉게 사운대는 불어오는 바람도 사랑가인 듯 품 안에 새긴 그리움도 바스락거리는 그래도 입술 발갛게 칠한 가을이 좋다

사랑하고픈날 2023.09.28

가을바람이 쓸쓸하다

가을바람이 쓸쓸하다 / 白山허정영 아쉬움도 느끼기 전에 지나가버리는 시간에 익혀버린 싸늘함에 허공에 구름도 홀로 칭얼거리며 바람에 실려 간다 홀로 피고 홀로 발갛게 입어버린 홀로 지핀 세월 곰삭은 그리움도 홀로 떠나고픈 화사함 뒤켠에 외로움이 피었네 햇살도 지쳐 느슨해진 따스함에 주름진 허공에 그려낸 희미한 사진첩에 희끗한 추억이 쓸쓸하다 가을바람도 외로움 덫에 걸린 듯 비를 부른다

사랑하고픈날 2023.09.24

어둠의 思索

어둠의 思索 / 白山허정영 사선에 기댄 여릿한 그림자 끝을 잃어버린 발걸음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마음이 부르는 몸의 질투인가 가다 서다 지워진 인기척 선과 선의 간격도 없이 하늘과 구름 사이 좁다라는 생각 보다 흘러내리는 자유의 번뇌인가 끊어진 음절의 이음인가 가로등에 기댄 어둠 지 그림자 밟고 선 가로등 애써 감춘 어둠의 민낯이 차마 보여줄 수 없어 눈물로 밤을 짓이기고 있다

어둠의 푸념

어둠의 푸념 / 白山허정영 어둠 휘갈겨 쓴 이름 모를 감아버린 운명의 외톨이 인양 밤새 독백하는 흘려버리는 세월의 낱알들 가는 건지 오는 건지 감긴 어둠의 길섶에 툭툭 던지는 무심의 파고에 싸늘하게 적셔지는 此乘(이승)의 주절거림이 토해내는 너덜 해진 흑백의 혼란 속에 시간 잃은 그림자들 넋 잃은 분노인가 숨 쉬는 고샅길에 발걸음 멈춰 선 돌아갈 수 없는 행진의 고통인가 내리다 머뭇거리는 가을비 행여나 잘못 온 건지 주저하는 가을은 어둠에 실려 숨어 우네

그리움

   그리움 / 白山허정영가버린 날보다잊으려는 그믐달은아픔 도려낸 까만온전치 못한 마음혼자 인 듯한 허공꼭 안은 해처럼속앓이는 더 붉다마음속지우지 않으려고그 마음 꿰매는진실함인가저무는 고요의 엇박자에서서히 젖어드는어둠도 꽃이 된다 ">   그리움 / 白山허정영 가버린 날보다 잊으려는 그믐달은 아픔 도려낸 까만 온전치 못한 마음 혼자 인 듯한 허공 꼭 안은 해처럼 속앓이는 더 붉다 마음속 지우지 않으려고 그 마음 꿰매는 진실함인가 저무는 고요의 엇박자에 서서히 젖어드는 어둠도 꽃이 된다 "> 그리움 / 白山허정영가버린 날보다잊으려는 그믐달은아픔 도려낸 까만온전치 못한 마음혼자 인 듯한 허공꼭 안은 해처럼속앓이는 더 붉다마음속지우지 않으려고그 마음..

사랑하고픈날 2023.09.09

밤비 내리는 고요함에

밤비 내리는 고요함에 / 白山허정영 추적임도 잃은 가늘어진 기억의 세포에 깊이를 잃은 고요의 넓이에 그림자 지운 가로등 검게 그을린 낮동안 익은 등 비에 젖어 얼룩지고 가뿐 숨 몰아 쉬며 갈 곳 잃은 바람 어둠 휘갈기며 화풀이를 하네 이유 잃은 빗줄기 고요를 두드리며 가물해진 옛정 지우네 내리는 빗소리가 님이 오늘 발자죽 소린 양 서글픈 추억이 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