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 겨울 산 / 白山허정영 대답 없는 고요함에 기다림에 젖은 급경사 하얗게 굳은 체로 발자국 잃은 허해진 입술 깨문 바람은 무심히 굽이친다 沈默(침묵)하는 골 깊은 고백이 허공을 가득 채우고 누구나 다가오는 발걸음 너그러이 抱擁(포옹)하는 이 산 저 산 고요의 외침이 하얗게 咆哮(포효)하는 계곡 따라 흐르는 음표 高度(고도)의 건조함에 포개지는 눈꽃처럼 영원을 꿈꾼다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12.15
그리움 그리움 / 白山허정영 흘러간 강물에 이끼 낀 외로움에 가버린 만큼 쌓여만 가는 어쩌면 흔적이라도 남아 놓을 수 없는 끈 하나 붙들고 고스란히 자리 잡고 있는 허공에 써버린 독백이 하얀 눈이 되어 내리는 설핏한 차가움의 끝에 함박눈이 쌓여만 간다 소리 없이 고요함이 섧다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12.06
가을밤의 눈물 가을밤의 눈물 / 白山 허정영 아무렇게나 휘갈겨 쓴 밤비의 애달픈 사연 가로등은 아는 듯 눈을 껌뻑거린다 지워지지 않는 흔적 눈물 자국은 선명히 이별을 그리고 빗소리는 더 슬피 내린다 세상의 눈물을 모아 고요해진 밤을 이별의 소나타를 연주하는 밤비 비가 그치면 가로등도 잠이 들겠지 이용 - 잊혀진 계절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11.01
가을 밤비 가을 밤비 / 白山허정영 젖은 채로 어둠의 깊이를 짓누르는 추적이는 그림자 눈을 감고 달빛을 찾는다 살갑게 어둠을 다독이는 망울진 기억들이 들창에 기대어 음표를 그리며 밤을 노래한다 두드리다 두드리다 울어버린 어둠의 뒤란에 수북이 쌓여만 간다 익은 체로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9.26
비 비 / 白山허정영 털어내지 못한 응어리진 고백 너였으면 하는 외침이 빗금 친 사연마다 쓰다만 연서 그대 그대 부르네 투명해진 외길에 선 이정표 지워진 흔적마다 그리움만 흥건하다 "그리움 - 연주곡"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9.17
하루를 적시며 하루를 적시며 / 白山허정영 한 땀 한 땀 하얀 백지에 그리는 수채화 한 폭에 희미한 발걸음이 느낌표를 적신다 너였으면 너였기에 머뭇거린 엘레지 아슴푸레하게 한 발 한 발 다가온다 그림자 잃은 하루를 적시며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8.17
꽃비 꽃비 / 白山허정영 담을 수 없는 공간에 그어진 속으로만 익고 익어 건네지 못한 속앓이 낮달이 잠이 들면 혼자 꽃이 되고 혼자 비가 되어 몰래몰래 실눈 뜬 그리움 외로움 토닥이며 훨훨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8.07
그리움 하나 서있다 그리움 하나 서있다 / 白山허정영 감아버린 미련의 작은 입자들이 시나브로 쓰르라미 올려다보는 작은 떨림에 젖은 채로 푸드덕거리네 투명한 그물에 여과되지 못한 설움이 고이고 고여 견딜 수 없는 순간의 포만감이 정처 없이 떠돌고 일 순간도 멈출 수 없는 운명의 이정표에 비에 젖어 지워진 지평선에 그리움 하나 서있다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7.13
장마 장마 / 白山허정영 어둠이 하나씩 벗어던지는 주절거림이 훤하게 밝은 날에 알몸으로 고백하노니 언제 끝날 줄 모르는 너의 진심은 무엇인고 황소 떼 산천을 달린다 앞만 보고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6.25
밤비 밤비 / 白山허정영 익은 체로 절규하는 마디마다 외길로 달려가는 갈매빛 여름 속으로 그림자를 지워가며 그리움을 되작이고 있다 혼자 외로움을 달래고 혼자 그리움에 사무쳐 혼자 어둠에 길을 낸다 식어가는 찻잔에 떨구는 고요함이 이지러진 쪽달 만큼이나 바장인다 눈비오는날의추억 2022.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