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실님영상담은글 1064

가을

가을 / 白山허정영 머리 푼 햇살을 밟으며 붉게 물든 까칠한 세월 바스락거리며 고개 숙인 뒷걸음치는 흑백의 진실 앞에 우두커니 세월 한 장 한 장 넘긴다 잡을 수 없는 짧게 날갯짓하며 가다 돌아서는 선율의 흐느낌이 치맛자락을 휘감는다 지워진 지평선에 여인의 발자국마다 탱고 리듬에 낙엽 하나 춤을 춘다 도톰한 모성애 젖가슴 어루만지며

난 나를 용서했다

난 나를 용서했다 / 白山 허정영 늘 바라보는 그곳에 그리움은 떠있었다 늘 혼자인 듯한 외로움은 사랑이 흐르는 그 줄기에 서있었다 거센 파도 뒤엔 잔잔한 물결은 눈물이었다 쥐어진 걸 놓을 수 없는 벅찬 회오리바람이었다 들어 마신 사랑이 내뱉어질 때 내 앞에 서있는 사랑이 그대인 걸 알았을 때 발가벗겨진 속내의 물결이 거칠게 마음의 뱃머리에 부딪혀 오고 숨길 수 없는 진실한 미소가 지난 아픔을 지우며 밀려올 때 난 나를 용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