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실님영상담은글 1064

가을 한 잎 안고

가을 한 잎 안고 / 白山허정영 우두커니 서버린 한숨짓는 시간의 허허함에 가을이 바삭거린다 머물지 못하는 창문 틈새로 밀려오는 차가움도 잠든 가을 깨운다 문답하는 외로움도 가을을 탓하고 가는 시간마저 째깍거리며 어둠 세포 잠이 든다 시간의 정점에 선 햇살도 머뭇거리며 바람에 짓이겨진 길에 난분분해진 가을이 있다 식어가는 찻잔에 입맞춤 잃은 수런대던 마음 자락도 가을 잎이 되어 세월 안고 누웠다

그... 그...

그... 그... / 白山허정영 뻗은 햇살 따라 나무에 가려진 침묵하는 그림자가 섧다 혼자라는 걸 잃어버린 시간의 고요 속에 맴돌다 지친 목마름이 섧다 찻잔 속에 잠들어버린 마음 한 자락이 밀물도 썰물도 없어 섧다 흐름도 잊은 시간의 되새김이 희미해지는 언어를 아우르는 콕콕 가슴을 찌르는 게 섧다 그 시간 그 모습 그 언약 그 만남 그냥 흘러만 간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