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 6

겨울 속 봄

겨울 속 봄 / 白山허정영 고요를 깔고 누운 갈증의 소용돌이 숨소리 거칠게 찬 바람 끌어안고 하늘에 닿으려는 몸부림은 기러기 날개에 입김 실어 잊힌 시간들이 太古의 길 따라 산맥마다 눈 마시며 잊힌 가사에 음표 그린다 면사포 하얗도록 부르고 부른 청상의 고독이 깊이에 묻어 흐르는 침묵으로 피어나는 고귀함이여 물길 따라 도도히 새싹 틔우는 산모의 고통이 파랗게 피어나는 어둠에 피는 삶은 더 파랗다

젖은 채로

젖은 채로 / 白山허정영 거꾸로 기억하는 징검다리 추억 울 넘어오는 가로등 불빛 따라 디딤돌 잃어버린 허무함에 어둠은 젖은 채로 하얀 밤 말리고 있다 어둠에 숨긴 그림자 고해성사하 듯 아무도 없는 고요함에 그리고 그린 발걸음 잃은 자화상 마음에 그린 철로에 간이역 무심코 지나치는 어딘가 다다를 듯한 외로움에 길 잃은 날갯짓만 허공에 허우적거리며 발가 벗겨진 진실만이 젖은 채로 날고 있다

사랑하고픈날 2024.01.13

어둠에 젖은 밤

어둠에 젖은 밤 / 白山허정영 그리움 벽 넘어 듬성듬성 들려오는 뜻 모를 쉼표들이 띄엄띄엄 탈모된 추억에 하나씩 채워가는 초승달 빈 가슴 채워 가듯 더 가까이 마음 졸인 세포에 마른 잎 떨리는 그리움에 조각조각 보름달 그려보는 마뜩잖은 지워버린 텅 빈 길목에 이름 모를 星彩 밤 태우는 빛 하나 나처럼 외로운가 창가에 둥지 틀고 여윈 인연 부여잡고 해진 그리움 달래는 듯 홀로 반짝거리는 Michael Hoppe - Beloved

새해 素描

새해 素描 / 白山허정영 저무는 어둠에 짙어 흐르는 세월을 본다 놓지 못하는 가지마다 끈끈해진 혈류 무심한 듯 의미 잃은 외마디 아 가는구나 해는 또 떠오르고 달력은 바뀌어 가는 세월 세며 벽에 기대어 손자 생일 새기며 찢어지는 아픔으로 버려지는 세월 왜 아파하는지 왜 버려야 하는지 왜 행동해야 하는지 왜 느껴야 하는지 왜 웃어야 하는지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현실과 이상 오가며 방황 없는 세월처럼 삶은 현실이고 인생은 흐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