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서리꽃 / 白山허정영 속으로 익어 가는 싸늘함에 어둠은 내려와 허전함에 까맣게 덧칠하고 주홍빛 그리움에 고요 뉘인 적막함에 달빛 살포시 내려와 하얀 옷 입히네 겹겹으로 쌓은 어둠이 주는 혼자만의 고백 밤 새운 침묵으로 하얗게 되뇐 삶의 고통마저 숨 막힌 열꽃 피우는 내 마음 열 수 없어 그리움만 사무치는 눈비오는날의추억 2024.01.24
겨울 속 봄 겨울 속 봄 / 白山허정영 고요를 깔고 누운 갈증의 소용돌이 숨소리 거칠게 찬 바람 끌어안고 하늘에 닿으려는 몸부림은 기러기 날개에 입김 실어 잊힌 시간들이 太古의 길 따라 산맥마다 눈 마시며 잊힌 가사에 음표 그린다 면사포 하얗도록 부르고 부른 청상의 고독이 깊이에 묻어 흐르는 침묵으로 피어나는 고귀함이여 물길 따라 도도히 새싹 틔우는 산모의 고통이 파랗게 피어나는 어둠에 피는 삶은 더 파랗다 눈비오는날의추억 2024.01.20
눈 눈 / 白山허정영 천상의 매듭 풀어 싸늘하게 식은 기다림이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 따라 열꽃으로 몸살난 세월 천상의 처마에 오메불망 고조곤히 사무친 그리움 하얀 마음 열어 허공에 훨훨 나비 춤춘다 눈비오는날의추억 2024.01.14
젖은 채로 젖은 채로 / 白山허정영 거꾸로 기억하는 징검다리 추억 울 넘어오는 가로등 불빛 따라 디딤돌 잃어버린 허무함에 어둠은 젖은 채로 하얀 밤 말리고 있다 어둠에 숨긴 그림자 고해성사하 듯 아무도 없는 고요함에 그리고 그린 발걸음 잃은 자화상 마음에 그린 철로에 간이역 무심코 지나치는 어딘가 다다를 듯한 외로움에 길 잃은 날갯짓만 허공에 허우적거리며 발가 벗겨진 진실만이 젖은 채로 날고 있다 사랑하고픈날 2024.01.13
어둠에 젖은 밤 어둠에 젖은 밤 / 白山허정영 그리움 벽 넘어 듬성듬성 들려오는 뜻 모를 쉼표들이 띄엄띄엄 탈모된 추억에 하나씩 채워가는 초승달 빈 가슴 채워 가듯 더 가까이 마음 졸인 세포에 마른 잎 떨리는 그리움에 조각조각 보름달 그려보는 마뜩잖은 지워버린 텅 빈 길목에 이름 모를 星彩 밤 태우는 빛 하나 나처럼 외로운가 창가에 둥지 틀고 여윈 인연 부여잡고 해진 그리움 달래는 듯 홀로 반짝거리는 Michael Hoppe - Beloved 눈비오는날의추억 2024.01.08
새해 素描 새해 素描 / 白山허정영 저무는 어둠에 짙어 흐르는 세월을 본다 놓지 못하는 가지마다 끈끈해진 혈류 무심한 듯 의미 잃은 외마디 아 가는구나 해는 또 떠오르고 달력은 바뀌어 가는 세월 세며 벽에 기대어 손자 생일 새기며 찢어지는 아픔으로 버려지는 세월 왜 아파하는지 왜 버려야 하는지 왜 행동해야 하는지 왜 느껴야 하는지 왜 웃어야 하는지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현실과 이상 오가며 방황 없는 세월처럼 삶은 현실이고 인생은 흐를 뿐이다 인생그리고세월 2024.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