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낙엽 / 白山허정영 기다림을 잃은 잎새마다 새긴 붉은 순정 허공을 애무하는 짧디 짧은 춤사위 눈물마저 말라버린 사랑을 느껴버린 한순간의 만남이 흔들리는 외사랑 날개 잃은 천사 책갈피 속 어딘가에 익고 있을까 사랑하고픈날 2022.10.26
그리움 그 깊이에 그리움 그 깊이에 / 白山허정영 날빛 지분대는 뚝뚝 끊어지는 천지간에 그림자 잃은 파리해진 기다림이 고개를 숙인다 음표 없는 주절거림이 고요함에 쌓이고 쌓여 해 껏 외로움을 쌓는다 되돌릴 수 없는 쌍곡선에 거미줄 친 붉어진 속정은 소슬바람에 식어가고 잊혀 간다 푸새 시든 잎새마다 까맣게 태운 그리움 속으로만 익어 비알 진 세월 사이로 깊이를 더 해간다 사랑하고픈날 2022.09.28
코스모스 코스모스 / 白山 허정영 한들한들 살랑살랑 가을 오선지에 음표 따라 노래하고 여덟 쪽 책갈피에 그리움 새겨 울그락 불그락 연분홍 수줍음이 가을바람을 흔들고 있다 사랑하고픈날 2022.09.20
가을 가을 / 白山허정영 머리 푼 햇살을 밟으며 붉게 물든 까칠한 세월 바스락거리며 고개 숙인 뒷걸음치는 흑백의 진실 앞에 우두커니 세월 한 장 한 장 넘긴다 잡을 수 없는 짧게 날갯짓하며 가다 돌아서는 선율의 흐느낌이 치맛자락을 휘감는다 지워진 지평선에 여인의 발자국마다 탱고 리듬에 낙엽 하나 춤을 춘다 도톰한 모성애 젖가슴 어루만지며 사랑하고픈날 2022.08.28
코스모스 코스모스 / 白山허정영 쪽빛 하늘이고 가볍게 날갯짓하는 발갛게 입술 덧칠한 여덟 폭 그리움 가을 길 가로지르며 님 마중 가네 고요를 삼킨 마음 하나 발갛게 피어 님이라 부르는 애틋함이 피어 기다림도 꽃이 되고 그리움도 꽃이 된다 사랑하고픈날 2022.08.25
그 고요함에 그 고요함에 / 白山허정영 시간을 잃어버린 어둠의 등뼈에 뱉어낸 침묵이 검게 휘청이는 음절의 고저 없이 쓰인 그 길에 왜 그렇게 서있는지 하나 둘 그려낸 허무의 깊이에 대답 없는 그림자만 물음표를 이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잡을 수 없는 시간 속에 어둠을 한잔 마신다 사랑하고픈날 2022.08.24
가을 가을 / 白山허정영 구름 걷은 허공에 대답 없는 메아리 파랗게 수놓을 때 고추잠자리 날개에 새긴 그리움 발갛게 익어 가고 구름 낮은 지붕에 여름 줄기줄기 세월 익어 야위어간다 햇살 넘쳐 푸르던 청춘 빨개진 잎사귀 책갈피에 숨어든 바삭거림이 고요를 뉘이고 있다 사랑하고픈날 2022.08.21
코스모스 코스모스 / 白山허정영 여덟 폭 그리움으로 허공에 띄운 순백의 속정이 붉어지도록 기다림에 지친 속살이 철 없이 사랑해버린 붉어진 연민 피운 진실함이 가늘게 떨고 있다 바람에 실려오고 가는 얼비친 그림자 아슴하게 허공을 내저으며 발갛게 익어 흔흔한 미소가 가을을 물들인다 사랑하고픈날 2022.07.30